이달 들어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을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주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포착된다는 점인데요.
지난달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체에 등장하는 주민들은 마스크를 쓴 모습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북한의 방역 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걸까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이달 들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격 해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민들에게 7월 1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다는 지시가 하달됐는데요.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지시는 도내의 각급 공장, 기업소, 기관, 사회단체, 주민들에게 전달됐고, 해당 조직들은 내부 회의를 열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다는 중앙의 지시를 전달했다는 설명입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보도 사진에서도 이달 들어 북한 주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지난달 30일 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평양수지연필공장 사진에 등장하는 5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4일 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함경북도출판물관리국 사진에 나오는 8명은 전원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30일까지만해도 실내 동원 행사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일부 현장 사진에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입니다.
북한의 '노마스크' 공지는 무더운 여름철에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병과 눈병 확산을 우려한 임시 조치로 알려졌습니다.
통일부도 북한의 방역 관련 변화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드릴 만한 정보는 없다"면서도 "3일자 노동신문부터 마스크 착용이 현저하게 많이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극히 부분적으로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 방역 해제 동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봐야 한다"며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여나 국경 개방 등 여러 동향이 분명히 있고 3년 반 가까이 강도 높은 방역을 한 만큼 이를 풀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지 않나 추정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전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위드 코로나'에 나선 것이라면, 실제 국경 개방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전문가들은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오는 9월로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즈음까지는 국경 개방을 준비해 왕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장애인 복지단체인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을 통해 "장애자선수들은 창공 높이 람홍색 공화국기를 휘날릴 그날을 그리며 훈련에 구슬땀을 바쳐가고 있다"며 "(선수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승의 단상에서 장중한 국가의 주악을 들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기를 우러러 보게 될 그 순간"이라며 국제대회 출전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3년 넘게 잠궈놓았던 빗장을 풀 준비를 하는 북한.
이번 '노마스크' 조치가 그 첫 걸음이 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