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도 전설'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깜짝 발탁됐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발탁된 장미란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39)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첫 차관이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 문체부 2차관에 임명된 건 박근혜 정부 때의 박종길(사격), 문재인 정부 때의 최윤희(수영) 전 차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인데 박 전 차관과 최 전 차관은 아시아경기 메달리스트다.
장 차관은 1977년 당시 39세이던 서석준 경제기획원 차관 이후 최연소 차관이다.
장 교수는 2000년대 한국 역도를 이끈 입지전적 인물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선수 처음으로 역도 금메달(75㎏ 이상급)을 땄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등도 획득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장미란은 후배 양성과 소외계층을 돕는 활동을 해왔다.
2012년 설립한 장미란재단은 비인기 종목 선수나 스포츠 꿈나무를 후원하고 사회배려계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용인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이듬해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로 임용된 그는 수업 준비와 재단 이사장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연탄 배달이나 독거노인을 위한 급식 봉사를 해온 것으로도 전해졌다.
장 차관은 “스포츠인으로서 문체부 차관의 소임을 맡게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선수, 지도자를 비롯한 선후배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체육인들의 복지를 면밀히 살피고 체육인들의 위상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서 생활체육을 통해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며 “아울러 2023~2024년 한국방문의 해를 계기로 많은 해외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찾을 수 있도록 볼거리, 즐길 거리를 확충해 2027년 외래관광객 3000만명 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장 차관 발탁은 대통령실 내에서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장 차관을 두고 “대학교수이고 재단을 통해 후학도 육성하며 현장과 이론을 겸비했다”며 “문화 쪽은 BTS 등이 휘어잡고 있는데 체육행정에 이런 분이 새바람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인선 취지를 설명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장 차관 인선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추천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김 실장이 인선에 힘을 실었다는 게 더 적합한 표현 같다”며 “(장 차관이) 전문성뿐 아니라 소통 능력도 좋아 업무 수행을 잘할 수 있을 거라 (김 실장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 차관은 4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국가보훈처 주최 ‘히어로즈 패밀리’ 프로그램 출범식에 참석한 바 있다.
‘히어로즈 패밀리’는 전몰·순직 군경 자녀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장 차관은 체육 분야 멘토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