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전 침몰한 여객선 타이타닉호의 잔해를 보기 위한 잠수정 '타이탄'에 탔던 승객 5명이 모두 숨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22일(현지시각) 타이탄에 타고 있던 승객 5명이 모두 숨졌다고 발표했다.
지난 18일 오전 잠수 시작 1시간 45분 후 연락이 두절된 지 나흘 만이다.
잠수정 운영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Ocean Gate Expeditions)은 성명을 내고 ""이 사람들은 뚜렷한 모험 정신과 세계의 바다를 탐험하고 보호하기 위한 깊은 열정을 공유한 진정한 탐험가들이었다. 우리의 마음은 이 비극적인 시간 동안 이 다섯 명의 영혼과 그들의 가족 모두와 함께한다"라고 밝혔다.
해안경비대는 타이타닉호 뱃머리로부터 488m 떨어진 해저에서 발견된 테일콘(기체 꼬리 부분의 원뿔형 구조물) 등 잠수정 잔해물 5개를 근거로 이같이 결론내렸다.
잠수정에서는 내부 폭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수색상황은 다음과 같다.
지난 20일과 21일 캐나다 수색기 한 대가 수중에서 소음을 감지했다.
심해 전문가들은 정확한 데이터 없이는 이 소음의 정체를 밝혀내기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짧고 날카롭게 내는, 비교적 주파수가 높은 소음이라면 실종자들이 잠수정 끝부분을 단단한 물체로 두드려 보낸 구조 신호일 수도 있다.
미 해안경비대는 현재로선 이 소음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밝히면서, 미 해군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나, 결론을 내리긴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미 해안 경비대는 해당 소음이 감지된 곳 근처 해저를 수색하고자 원격 조종 무인 잠수정(ROV)을 배치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잠수함 전문가인 알리스테어 그레이그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교수는 구조 당국이 해수면을 뒤져야 할지, 해저를 뒤져야 할지 당장 알 수 없다는 점이 큰 문제라면서 그사이 수중에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우선 연락이 끊긴 뒤 타이탄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고자 몇몇 장치를 분리하는 등 “중량을 낮췄다”는 가정이다.
“만약 정전 혹은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면 타이탄에선 이런 조처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그레이그 교수는 “(그렇게 중량을 낮춰) 해수면에 떠올랐다면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며 출렁거리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선체 손상으로 누수가 발생했다는 시나리오도 있으나, “이럴 경우 그 결과는 좋지 않다”는 게 그레이그 교수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결국, 가장 안좋은 시나리오인 내부 폭발 사고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타이탄의 비극이 타이타닉과 몇가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타이타닉에 33번이나 잠수했던 카메론 감독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타이타닉호 참사와 비슷한 점에 충격을 받았다"며 "(타이타닉은) 배 앞에 얼음이 있다는 경고를 반복적으로 받았지만 달이 없는 밤에 얼음밭으로 전속력으로 달려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타닉 참사와 타이탄 비극의 유사성에 "놀랍다"며 사람들에게 심해 잠수를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