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가 끝없는 약세를 지속하며 원화 대비 엔화값이 장중 한때 8년 만에 처음으로 800원대를 찍은 가운데, 엔화 반등 여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엔화 약세의 주된 배경이 된 일본의 돈풀기가 무한정 지속될 수 없어 엔화도 오래지 않아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본 경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부실한 수준이라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가 긴축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이 나홀로 완화 정책 지속을 선언하면서 엔화에 대한 압력이 커졌고, 20일 아시아 거래에서 엔화는 달러당 142엔대를 기록하며 작년 11월 이후 가치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유로 대비로도 155엔대를 기록, 지난 2008년 9월 이후 약 15년 만에 가치가 가장 낮아졌습니다.
원-엔 환율도 19일 오전 한때 원 100엔당 897.49원까지 하락해 2015년 6월 25일 이후 약 8년 만에 원-엔 환율 900원 선이 붕괴됐습니다.
도이체방크가 무역 상대국 통화 대비 가중치로 따진 엔화 가치는 2000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엔화 약세는 점차 심화하는 상태입니다.
이런 흐름에 엔화가 쌀 때 미리 바꿔두자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지난달 국내 4대 시중은행에서 엔화 환전 액수는 301억 엔을 넘겨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일본 주식 투자 수요도 늘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 약 439억 6천만 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가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엔저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자동차, 철강 등 일본과 수출 경쟁 중인 품목에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또, 일본으로 나가는 한국 관광객이 너무 늘어 경상수지가 나빠질 우려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