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이 신분 탈취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유정은 범행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을 집중 검색했다.
그는 범행 대상을 과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물색했고, 20대 고학력자 중 자택에서 과외가 가능한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노렸다.
정유정은 경찰 조사에서 영화 ‘화차’를 반복 감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변영주 감독이 연출을 담당하고 김민희, 이선균이 주연을 맡은 2012년 개봉작 ‘화차’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이 사라진 예비신부를 찾는 이야기로, 그 과정에서 예비신부가 한 여성을 살해한 뒤 신분을 사칭한 것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한 심리 전문가는 정유정이 주장한 '(진짜 범인이) 시신을 숨겨주면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고 했다)'는 진술은 당연히 거짓말이지만 정유정의 욕구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신 유기 대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말은 정유정에게 피해자 신분이 곧 보상의 의미"라며 "피해자의 어떤 대학, 전공 등에 대한 정유정의 동경이나 열망이 있으므로 피해자의 신분으로 사는 것을 마치 '보상'인 것처럼 여기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누군가 범행 중이었다. 그 범인이 제게 피해자의 신분으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숨겨달라고 했다”고 주장한 진술 속에서 그의 심리를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유정은 수사 초기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거짓말하다가 돌연 범죄 수사물을 보고 살인 충동을 느꼈다고 자백하기도 했다. 현재는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유정이 고3이던 지난 2017년 한 회사 면접관이었다는 제보자 A 씨는 6년이 흐른 지금도 정유정에 대해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A 씨는 당시 정유정이 ‘검정고시 후 취업준비중’이라며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으며 면접 때 고개를 푹 숙인 채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