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한여름 밤의 주경기장을 빈틈없이 채웠다.
화려한 무대 연출 대신 목소리와 퍼포먼스만으로 채운 100여 분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9년 만에 열린 이번 내한 공연은 그가 왜 현 시대 현존하는 최고의 아티스트로 불리는 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저녁 8시, 무대를 가리고 있던 하얀 천이 내려오면서 모습을 드러낸 브루노 마스가 첫 곡 ‘24케이(K) 매직’을 부르기 시작하자 무대 위로 불꽃이 터졌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5만여명의 관객들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화려한 무늬의 붉은 셔츠와 붉은 바지를 입고 머리띠를 한 브루노 마스는 코러스 겸 백댄서들과 함께 리듬에 올라타는 군무를 펼치며 노래했다.
첫 곡을 마친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영어로 “여기 오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고 했다.
9년 만에 다시 온 걸 염두에 둔 발언인 듯했다.
그가 2014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첫 내한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9년 만에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로 17~18일 펼치는 두번째 내한공연은 이틀간 10만여명 규모로 커졌는데도 순식간에 매진됐고, 암표까지 기승을 부렸다.
높은 경쟁률을 뚫은 관객들을 향해 브루노 마스는 “오늘 밤 함께 춤추고 노래하자”고 말했다.
브루노 마스의 공연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오프닝 무대 이후 브루노 마스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메가 히트곡 '파이니스(Finesse)' '트레저(Treasure)'로 주경기장을 달궜고,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음악에 몸을 맡기며 마치 하나의 물결 같은 장관을 연출했다.
공연 내내 내한 공연을 맞아 국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쇼맨십 역시 '월드 클래스'였다.
'콜링 올 마이 러블리스' 무대에서 그는 "헤이 베이비, 아임 인 코리아 라잇 나우(hey baby, im in korea right now)"라고 가사 일부를 즉석 개사해 부른 뒤 원 가사 대신 "보고 싶어요, 마이 베이비. 마이 코리안 베이비(my baby. my korean baby)"라는 가사를 붙여 열창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자아내기도 했다.
두 개의 전광판, 돌출 무대 없는 단일 메인 스테이지 등 '기본'에 충실한 콘서트 연출이었지만 이는 오히려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낳았다.
화려한 장치가 없어도 아티스트의 음악성과 쇼맨십, 웰메이드 노래와 퍼포먼스 만으로 대규모 공연장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연이었다.
브루노 마스는 댄스 힙합 발라드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무대 구성과 재치있는 퍼포먼스로 주경기장을 사로잡았다.
브루노 마스의 뜨거운 공연에 화답하듯 펼쳐진 5만여 명의 팬들의 '떼창'은 공연에 생동감을 더했다.
심장을 울리는 브루노 마스의 공연에 팬들은 구역을 불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음악에 몸을 맡기며 열정적인 떼창으로 한여름 밤 주경기장을 수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