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에 빛나는 레알 마드리드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36)가 '옛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알 나스르)가 터를 잡은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사우디가 막대한 '오일 머니'를 내세워 황혼기에 접어든 월드클래스 영입에 나서는 등 새로운 엘도라도로 떠오르고 있다.
알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 구단은 “벤제마를 영입했다”고 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알이티하드 구단은 벤제마에게 연봉으로 2억 유로(약 2780억 원)를 제시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인 벤제마는 2005년 올랭피크 리옹(프랑스)에서 프로 데뷔를 했고 2009년부터 레알에서 뛰어왔다. 프랑스 리그1과 스페인 라리가에서 모두 득점왕에 올랐고 2021∼2022시즌엔 세계 최고 레벨의 클럽 축구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한 세계적인 골게터다. 레알에서 뛰는 동안 리그 우승 4회,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를 이끌었다
사우디 리그 팀들이 두둑한 ‘오일 머니’를 내밀며 호날두에 이어 벤제마까지 영입하자 올여름 유럽축구 이적시장 문이 열리면 스타 선수들의 사우디행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사우디 리그가 유명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다”며 사우디행 가능성이 있는 13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손흥민(31·토트넘)도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첼시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도 사우디 알이티하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 기자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이날 “런던에 도착한 알이티하드 대표단이 캉테에 연봉 1억유로(약 1395억원) 등 2년짜리 계약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영입에는 이유가 있다.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 도전 및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개최 등 축구로 국가적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인권탄압국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이른바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이 따르지만 막대한 '오일 머니'에 유럽 축구 시장이 흔들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