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치러진 튀르키예 대선 결선 투표에서 장기 집권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또 한 번 승리하며 앞으로 최소 5년간 더 집권하게 됐다.
밤새 승리를 축하하고자 수도 앙카라의 거대한 대통령궁으로 몰려든 지지자들 앞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8500만 전 국민의 승리”라고 연설했다.
하지만 분열된 여론을 봉합해야 한다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외침은 이번 결선에서 맞붙은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야권 공동 후보에 대한 조롱과 수감된 쿠르드계 지도자 및 야당의 친 LGBT 정책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결선 투표 후 연설을 통해 “최근 몇 년간 가장 불공정했던 선거”라며 집권 여당이 국가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리한 판을 짰다고 주장했다.
한편 비공식적인 결과에 따르면 에르도안의 결선 투표 득표율은 52%를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양극화가 심화된 튀르키예 내 국민 절반은 에르도안의 권위주의적인 비전을 지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2014년 대통령 직선제로 바뀐 이후 처음으로 에르도안을 대선 2차전까지 끌고 갔으나, 결국 조직적으로 잘 짜인 에르도안 선거 캠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앞선 1차 투표에서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200만 표 이상 뒤졌으나, 간신히 에르도안 대통령의 과반 확보를 막았다.
에르도안 후보의 승리 주장 연설 이후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는 불공정한 선거였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한편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 모습을 드러낸 에르도안 대통령은 버스 위에 올라타 지지자들을 향해 첫 연설을 했다. 또한 해가 진 이후엔 앙카라의 대통령궁으로 이동해 발코니에 나와 32만 명에 달하는 군중에게 또 한 번 연설하는 등 승리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였다며, “우리만의 승리가 아닌 튀르키예의 승리”라고 연설했다.
그러나 앙카라에서의 연설 중 자신의 지지자들이 클르츠다로울루 후보를 향해 사용한 구호인 “잘 가, 잘 가, 케말”을 그대로 사용하며, 상대의 패배를 조롱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 1차 투표와 같은 날인 14일 열린 총선에서 2018년에 비해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성과를 깎아내리며, CHP는 동맹 야당에 수십 석을 넘겼기에, 실제 의석수는 129석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야당 연합의 친 LGBT 정책도 비난하며, 이는 가족 중심적인 자신의 정책과는 대조된다고 일갈했다.
한편 이번 2차 투표의 공식적인 최종 결과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튀르키예 최고선거관리위원회는 승리자가 누구인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에르도안 재선으로, 기존 터키의 움직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또한 주목할만한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