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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한국 육상 최초 다이아몬드 파이널 우승...다음은 항저우 아시안 게임 '정조준'

한국 육상의 보배 우상혁(27·용인시청)이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우상혁의 개인 실외 최고 기록 동률이다.

 

두 번 모두 실패한 뒤 맞이한 3차 시기. 이번에도 넘지 못하면 역전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상혁(27·용인시청)은 출발선에서 즐거운 듯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고 큰 보폭으로 펄쩍펄쩍 뛰어가더니 배면뛰기(몸을 새우등처럼 뒤로 눕혀서 뛰는 기술)로 날아올랐다. 웬만한 농구 선수 키보다 머리 하나는 더 있는 2m35를 훌쩍 뛰어넘었다. 우상혁은 내려오자마자 바(bar)가 떨어지지 않은 걸 확인하고는 포효했다. 그 뒤 저본 해리슨(24·미국)이 3차 시기에서 실패했고, 우상혁이 한국 육상 역사상 처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육상연맹이 매년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 10여 명을 초청해 진행하는 대회다. 1년 동안 열리는 대회 총 13개에서 쌓인 랭킹 포인트로 순위가 매겨지고, 상위 6명만이 ‘왕중왕전’ 격인 14번째 대회 파이널 진출권을 얻는다. 우상혁은 지난해 한국 최초로 초청받아 아쉽게 7위로 대회를 마감하며 파이널에 가지 못했고, 올해 4위에 올라 파이널로 향했다.

우상혁에겐 간절한 대회였다. 대회 위상도 있었지만, 올해 초부터 발뒤꿈치 통증과 부비동염(축농증) 탓에 시즌 내내 우승에 미치지 못했다. 5월 도하, 6월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아쉽게 2위에 그쳤고,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는 6위에 머물렀다.

우상혁은 “다이아몬드리그 우승은 내 평생 목표 중 하나였다. 정말 기분 좋다. 이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대회엔 현역 최강자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31·카타르)과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장마르코 탬베리(31·이탈리아)는 컨디션 조율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개별 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한 저본 해리슨 등 강자들이 대거 출전해 결코 쉽지 않은 경쟁이었다. 노버트 코비엘스티(26·폴란드)가 2위, 해리슨은 3위에 자리했다.

 

우상혁의 다음 걸음은 이달 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향한다.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우상혁이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아직 없다. 우상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왕위(32·중국)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뒤 기량이 급성장한 우상혁에게 아시아 무대 호적수는 ‘세계 최강’ 무타즈 에사 바르심뿐이다. 바르심도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아시안게임에서 바르심을 상대하면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르심과 함께 뛰면 기분 좋은 긴장감이 생긴다”며 “최선을 다해 경쟁하겠다”고 했다.

 

우상혁은 19일 귀국해 진천선수촌에서 담금질 후 출국한다.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은 다음 달 4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