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여야 당 대표가 지지층 결집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 통합 행보를 보였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보름 동안 단식을 하며 지지층 결집과 당 통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13일) 대구 달성읍 유가읍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약 50분간 예방했다. 지난 3월 당 대표 취임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긍정적 대화가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중요성 등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보수 통합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보수 통합'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김 대표는 "우리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보수가 대단합해야 한다"며 "힘을 모아야 하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가진 경험이나 영향력 등과 함께 대동단결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는 보름째 단식을 이어가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하며 단식을 선언했다.
이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면서 지지층의 결집도 강해진 상황이다. 실제 지난 5~7일 한국갤럽이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던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만에 7%p 오르며 34%로 반등했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전주에 비해 18%p 상승해 61%를 기록했으며, 서울과 인천·경기에서도 전주 대비 4%p 오른 30%, 37%를 기록했다.
이러한 단식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는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거대 야당의 대표가 정부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내년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하는 정기국회에서 단식을 계속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듭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 대표를 방문하진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이 대표 단식을 ‘명분 없는 단식’이라고 해왔고, 민주당 의원들의 막말을 항의하려 이 대표와 면담한 태영호 의원 외에 이 대표 단식장을 찾은 국민의힘 의원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