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윤석열 대통령은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로 이균용(61·사법연수원 16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브리핑에서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번이나 역임하는 등 32년간 오로지 재판과 연구에만 매진해온 정통 법관”이라며 “장애인 권리를 대폭 신장한 판결로 장애인 인권 디딤돌상을 수상하고,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고 개인 초상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판결도 했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이 후보자는) 실무 능력과 법이론을 겸비했으며 주요 기관의 법원장을 거쳐 행정능력도 검증된 바 있다”며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해서 사법부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1990년 서울민사지방법원에서 판사를 시작해 부산지법·인천지법 등을 거쳤다. 이후 두차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맡았다. 2009년 고법 부장판사를 지낸 뒤 서울남부지법과 대전고법에서 법원장을 지냈다. 강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그는 법원 내 엘리트 판사들의 모임인 민사판례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인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친분도 두텁다. 대전고등법원장이던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전고법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윤 대통령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제 친한 친구의 친한 친구입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는 지명 후 처음 공개석상 발언을 통해 사법부의 '신뢰·권위' 회복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 후보자는 23일 취재진과 만나 "최근에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몇 차례 공개적으로 드러낸 '소신'의 연장선에서 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간 발언이나 기고문에서 사법의 정치화나 사법부 신뢰 저하에 우려를 표해 온 것과 관련한 질문에는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 사법제도든 기본"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서 "그 이상 특별히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아직 후보자에 불과하고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청문 과정과 인준 동의 절차가 남아있다"며 "더 이상 말씀드리는 것은 주제넘은 말이라 양해해달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