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준 가운데 또다시 성남 분당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14명이 다쳤다.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 5시 59분쯤 112에 분당선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어떤 남자가 사람들을 찌르고 있다”는 묻지마 흉기 난동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6시 5분쯤 20대 초반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는 모닝 차량을 몰아 서현역 역사 앞 인도로 돌진해 지나가던 행인 여러 명을 친 다음, 차에서 내린 뒤 AK플라자로 이동해 1, 2층을 돌아다니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모두 14명으로, 이중 12명이 중상을 입었다.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9명, 차량에 치인 피해자는 5명이다. 이들은 각각 분당차병원, 분당제생병원, 국군수도병원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차량에 치인 60대 여성 피해자 1명이 위중한 상태이며, 칼에 찔린 20대 여성 피해자 1명은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차량에 부딪힌 한 20대 여성 피해자는 의식 저하 상태로 닥터헬기를 타고 수원 아주대권역외상센터로 옮겨진 상태다. 흉기에 다친 피해자 9명 중 8명은 각각 복부와 등, 옆구리 등을 찔려 중상을 입었다.
한편 성남 시민들 사이에선 이번 사건 상황을 안내하는 재난문자가 발송되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진 등 재해 상황으로는 볼 수 없지만 사안이 위급한 만큼 안내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현역 칼부림 관련 인근 지역 주민들한테만이라도 재난문자 같은 거 보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하루 열댓번 오는 더위 알림 말고 이런 상황에서 꼭 와야 할 것 같은데"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서현 칼부림 재난문자 와야 하는 것 아닌가" "쓸데없을 때만 울리고 정작 울려야 될 때는 안 울린다" 등 재난문자 미발송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다.
이번 사건 관련 재난 문자가 발송되지 않은 것은 행정안전부의 '재난문자발송 발송기준'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당 기준에 따르면 재난문자는 호우·태풍·화재·대설 등 자연 재난 발생 시 주로 전송된다.
질병관리청,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각 사용기관에서 기간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에게 재난문자 송출을 요청하기도 한다. 대규모 정전 및 감염병 확산, 방사성물질 누출 예상 및 상황 발생 등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테러 의심 상황 발생 시에도 재난문자를 보낼 수 있지만 성남시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서현역 칼부림 사건은 재난문자 발송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재난문자 자체는 재난안전관에서 보내는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은 송출 기준에 해당되지 않았다. 경찰 관련 기관에서도 재난문자 발송 요청이 없어 발송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