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민간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박 전 특검에 대해 3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재남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영장심사에서 법원은 직무 해당성, 금품의 실제 수수, 금품 제공 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수사를 진행해왔다.
지난달 박 전 특검 가족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박 전 특검과 딸 박씨를 불러 조사했다. 1차 구속영장 청구 때 포함하지 않았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보강수사를 통해 추가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영장 기각 사유를 보강하는 등 구속사유를 더욱 명백히 규명했다”며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를 밝혔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에게 50억원 상당을 최종 약속받고 일부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4년 1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우리은행 컨소시엄 참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을 대가로 200억원 상당을 받기로 약속했다고 본다. 이후 우리은행 참여 불발로 약정 금액은 50억원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5억원을 받았다고도 의심한다.
딸 박씨가 박 전 특검 몫 11억원을 특검 시절 대신 받았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있다.
박 전 특검 구속으로 나머지 ‘50억 클럽’ 수사도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50억 클럽’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회계사 정영학씨가 나눈 대화가 담긴 ‘정영학 녹취록’에 처음 등장했다. 녹취록을 보면, 김씨는 정씨에게 “50개가 몇 개냐”라며 박 전 특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 6명의 이름을 언급한다.
검찰은 최근 곽 전 의원 대신 거액의 퇴직금을 받았다고 의심받는 곽 전 의원 아들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곽 전 의원 소환조사를 검토 중”이라며 “50억 클럽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순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던 곽 전 의원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여론의 압박이 거세자 검찰이 추가 수사에 나섰다.
박 전 특검은 기자의 질문에 "번번이 송구스럽습니다. 있는 그대로 법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한 후 다른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