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향하던 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바꾸고 있다. 중국이 아닌 한반도와 일본을 향할 가능성이 있다.
어젯밤까지만 해도 태풍은 오키나와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올라가 중국 상하이 부근 육상에 상륙할 거로 예측됐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태풍 정보부터는 태풍 진로가 아예 중국 내륙에 도착하기도 전 타이완 북동쪽 해상에서 방향을 꺾을 거로 예보가 급선회한 것이다.
한국 기상청이 31일 발표한 태풍 예상 경로에 따르면 카눈은 8월 1일 오키나와 남쪽 약 180km 부근 해상을 지나 2일 오후 9시경 오키나와 서남서쪽 약 260km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카눈은 북서진하면서 3일에서 5일 당초 예상 경로였던 상하이 남동쪽 해상에서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와 일본·중국 기상당국도 카눈이 상하이와 오키나와 사이 바다에서 진로를 바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태풍 카눈의 세력은 ‘매우 강함’으로 예측되어 피해가 크지 않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풍 '카눈'이 경로를 바꾼 데에는 복잡한 여러 요인이 있지만, 일단 부쩍 느려진 태풍의 속도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태풍 '카눈'은 지금 시속 15~20km 속도로 올라오고 있는데, 8월 3일 무렵엔 시속 7km 남짓까지 느려질 거로 예측됐다. 사람이 걷는 속도가 시속 4km 남짓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느린 걸 알 수 있는데, 이는 태풍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뱅글뱅글 같은 자리를 맴돌 거로 예측한 셈이다.
뭔가 장애물을 만났다는 의미다.
한반도 상공의 흐름을 나타낸 자료를 보면, 붉은색으로 표시된 태풍 북서쪽으로 주황색과 노란색 공기의 흐름이 보인다. 기상청은 이 공기의 흐름을 장애물로 봤다.
기상청은 이런 주변의 장애물에 가로막혀 제자리걸음을 시작할 거란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