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국인 1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월북한 이는 미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18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미국인 한명이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우리는 현재 북한이 이 사람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인 북한과의 역내 갈등이 한창 고조된 시기에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을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상태다.
해당 병사가 북한으로 망명했는지 다시 돌아오길 희망하는지는 불분명하며, 북한 측에서는 아직 아무런 입장이 없다.
미 국방부는 해당 남성이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킹 이등병이 2021년 1월부터 육군에 복무했다고 밝혔다.
킹 이등병은 기병대 정찰병이며, 육군 제1기갑사단 소속으로 주한미군에 순환배치된 상태였다.
BBC의 미국 파트너 CBS 뉴스가 관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킹 이등병은 군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추가 징계를 위해 미국으로 호송되는 중이었다.
CBS에 따르면, 킹 이등병은 한국 공항에서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지만, 터미널을 빠져나와 휴전선 견학에 합류했고 이후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한다.
미군은 킹 이등병이 "고의로 허가 없이" 행동했다고 밝혔다.
같은 견학에 참여한 목격자가 CBS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군사분계선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한다.
목격자는 "처음에는 질 나쁜 농담인 줄 알았는데 남자가 안 돌아와서 농담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모두 당황했고 상황이 미쳐 돌아갔다"고 말했다.
미국은 자국민의 송환을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의 틈이 열릴지 주목된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선교사나 언론인의 송환을 놓고 양쪽이 물밑 대화를 벌인 전례들이 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이 풀려난 적 있다.
반대로,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2017년 혼수상태로 귀국한 직후 숨져 북-미 관계가 경색되는 일도 있었다.
한편 현재까지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선을 긋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17일 담화에서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가 18일 첫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열어 “일체형 확장억제”를 강조하고, 미 전략핵잠수함이 부산항에 입항하는 등 대북 압박을 키우고 있어 북-미가 대화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어려움이 예상된다.